시청 공무원인 소종각(45세, 가명)은 큰 충격을 받았다. 충격을 견디지 못한 종각은 자신의 머리를 세멘트벽에 18번이나 세게 박아서 뒤퉁수에 혹까지 생겼다. 무척 아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술집 아가씨 반미술(28세, 가명)은 겁에 질려 가만히 있었다. 미술에게는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사고방식과 성에 대한 극단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구나! 정말 무섭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종각의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미술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사장님. 저는 먼저 나가볼 게요. 머리도 아프고, 속이 많이 아파요. 죄송해요.”
종각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뭐라고! 먼저 간다고. 나를 죽여놓고, 너 혼자만 살겠다는 거야!”
미술은 머릿속이 하얗게 백지장이 되었다. 지금 왜 누가 죽고, 누가 살아야 하는가? 섹스 한번 했다고 사람이 죽고 사는가? 술집 마담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 종각은 미술의 핸드폰을 빼앗았다. 술이 거의 다 깬 것처럼 보이는 종각은 침대 시트를 거두고 샅샅이 살피기 시작했다.
시트 위에는 피가 조금 묻어 있었다. 미술은 사실 생리는 아니었다. 그건 이틀 전에 이미 끝났다. 마담에게 이차를 나오기 싫어서 생리라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시트 위에 피가 약간 보인 것이었다.
“이건 뭐야? 아니 생리까지 하면서 나와 관계를 하려고 했던 거야? 도대체 나를 뭐로 보고 이런 더러운 짓을 했어?”
“사장님. 아니예요. 생리는 며칠 전에 끝났어요. 생리중이면 생리대를 차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었을 거 아니예요.”
미술은 순간적으로 마담이 한 말이 떠올랐다. “네가 만일 생리 때문에 나온 피를 손님이 보게 되면, 처녀였기 때문에 처음 해서 그랬다고 거짓말을 확실하게 해야 돼!”
미술은 마담이 말한 대로 첫경험(one's first sexual intercourse)이라고 말할까 했다. 그런데, 잘못 거짓말을 했다가는 흥분한 남자가 가만 있지 않을 것 같아서 거짓말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종각은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생리가 아니면, 그럼 나와 처음 한 거라는 이야기야? 분명하게 말해 줘.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니까?” “예. 사장님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이 없었어요. 오늘 처음 마담이 강요해서 사장님을 따라나왔던 거고, 사장님이 이상하게 남자답고 마음에 들어서 사장님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던 거예요. 그러나 저는 제 처녀성을 사장님께 바친 것은 후회하지 않아요. 어차피 저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 생각이었으니까요.”
이런 말을 하자, 미술은 갑자기 서러워서 그랬는지 눈물이 쏟아졌다. 훌쩍이면서 한참 동안 울었다. 모든 것은 거짓이었지만, 그래도 여자가 그런 거짓말을 남자 앞에서 하니까 이상하게 서러움이 북받쳤던 것이다.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미술은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남자에게 첫 순정을 바친 것처럼 착각을 일으켰다. 갑자기 자신과 몸을 섞었던 남자가 멋있게 보이고, 고결하게 보였다.
순간적으로 마취제를 투입한 것처럼, 그 남자의 속정이 자신의 몸 깊은 곳으로 뚫고 들어와서 자신을 ‘정(情)의 노예(奴隸)’로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미술은 갑자기 지나간 과거가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미술은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법대를 졸업하고 고시공부를 했다. 머리도 좋고, 대학교 때 성적도 우수했다. 곧 바로 고시에 합격할 것으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기대를 했는데, 이상하게 아버지는 꼭 한 과목 과락으로 시험에 떨어졌다.
그것도 그 전해에는 최고 점수 수준으로 시험을 잘 보았던 과목에서 그 다음 해에는 과락으로 떨어졌다. 과락도 39점으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채점 위원이 과목 당 세 사람이었는데, 누군가 3점을 덜 주었기 때문에 평균 39점으로 1점이 부족해서 떨어지는 것이었다.
정말 재수가 없어도 보통 없는 것이 아니었다. 이런 낙방이 몇 번 되풀이되다 보니, 시험 공부를 할 때에도 이런 노이로제와 트라우마가 아버지를 짓눌렀다. 그래서 아버지는 책을 읽어도 글씨가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고, 글씨가 겹쳐서 들어왔다. 숫자도 이상하게 보였다.
예를 들면 6과 9가 잘못 읽혔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사망한 날짜가 1979년 10월 26일이었는데, 종각의 눈에는 1676년 10월 29일로 읽히는 것이었다. 이렇게 1979년을 1676년으로 읽고, 암기하고 있으면 시험에서는 100%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1676년을 돌이켜보면, 단기 4009년에 해당하고, 불기 2220년에 해당한다. 1676년은 1979년과는 달라서, 청나라로서는 강희제(康熙帝)가 군림하고 있었고, 조선으로서는 숙종(肅宗) 2년에 해당하는 해이었다. 로마 교황 클레멘스가 그 해 사망하고, 인노첸시오 11세가 240대 로마 교황으로 취임한 역사적인 해다.
그런데 로마에서 교황이 사망한 해에 한국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 것으로 암기를 했다면 채점 위원이 답안지를 보면서 얼마나 한심하게 보았을까?
[출처 김주덕 변호사 SNS]
[탈무드 잠언]
- 영등포 노처녀의 능력 편
영등포에 결혼을 못 해보고 45세를 넘긴 노처녀가 있었다.
랍비가 물었다.
"당신은 왜 결혼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그녀가 되물었다.
"종일 재잘 거리는 앵무새를 기르는 데다 집안을 늘 어지럽히는 개도 있고, 밤새도록 야옹거리는 고양이도 있어요. 게다가 손이 많이 가는 금붕어와 거북이도 기르고 있어요.